영화 간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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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안쓰럽고 대견한 피터 파커, 잘 컸다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12. 15. 12:16
스포주의! 마블은 언제까지 거대해질 생각일까. 마블 페이즈 4의 핵심인 '멀티버스' 세계관을 도입하니 펼쳐지는 가능성만 해도 무궁무진하다. 스파이더맨 역대 빌런 총출동이라더니, 삼스파이더맨까지 한 자리에 모아도 '멀티버스' 세계관 안에서 충분한 당위성을 준다. 이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세계관인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멀티버스란 거대한 포문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는 시작이다. 그만큼 웅장하다. 등장인물들 불러 모은 것만 봐도, '어벤져스'와는 또다른 감상을 전한다. 무려 20년을 아우르는 방대하고 각기 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이 영화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지고, "강한 힘엔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기조를 관통하며 연대한다. 그동안의 빌런들도 그저 존재하고 소모되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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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특별한 발견, 무진성과 김희원 !!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11. 17. 13:54
'장르만 로맨스'. 제목부터 흔치 않다. 장르만 로맨스라, 로맨스에 코믹 막장극(?)에 성장드라마까지 다양하게 아우른다. 정의하자면 유쾌한 코믹 성장드라마다. 감독을 맡은 배우 조은지는 연기할 때의 개성 만큼이나 연출작 역시 특유의 개성을 드러낸다. 영화 속 인물은 하나같이 평범한듯 평범치않다. 7년째 슬럼프인 천재 베스트셀러 작가 현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 관계가 있다. 배우 출신 감독답게 인물을 돋보이고 드러내는 연출 탓에 주인공은 현이지만 모든 배우들이 다채롭게 살아있다. 또 다양한 인물들에 각각 벌어지는 해프닝이 관계 속에서 하나로 뭉쳐지고 각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데 이것이 영화의 묘미다. 가족, 성장드라마라는 범주에 있어 사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상처 받고 상처 주고, 그 속에서 깨닫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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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스' 마동석X안젤리나 졸리 '미친 케미'면 충분하다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11. 2. 16:27
살아온 존재 가치와 의미가 모두 부정당했다면, 그 충격과 허무함은 말로 다 못하겠지 싶다. 게다가 무려 7천 년을 바쳐온 세월이다. 삶의 목적과 의미가 부서졌다. 끊임없는 갈등과 고뇌, 감정과 이성의 충돌. 그 속에서 답을 찾는 것. 결국은 그것이 삶과 존재의 의미가 될 테다.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담고 있는 영화는, 다름 아닌 '이터널스'다. 설마 했던 그 마블의 '이터널스'가 맞다. 불멸의 히어로, 태초의 수호자 '이터널스' 10인 군단이라는 거대하고 설레는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은 심오하고 심도 깊은 의미와 질문의 연속이다. 마치 답을 찾아가는 7천 년의 여정 같기도 하다. 어색하고 낯설지만, 꽤 신선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그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니 마블 영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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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보이스피싱 범죄 우습게 보지 말 것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9. 15. 14:21
그동안 개그프로에서 희화화된 보이스피싱 범죄, 그리고 안일하게 여겨온 개인정보 유출과 일상다반사적인 각종 스팸 문자들. 영화 '보이스'를 보면 그 순간부터 공포가 된다. 영화는 안일하게 여겨왔던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데, 거대하고 치밀한 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수법이 기가 막히고 소름끼칠 정도다. 극 중 보이스피싱 사기의 피해자이기도 한 변요한은 오직 '복수'를 위해 중국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본거지로 홀로 잠입하고 혼자 폭주극을 벌이는데, 물론 이건 당위성이나 현실성이 없는 허무맹랑 판타지다. 그러나 워낙 범죄조직 실체가 리얼하다보니 변요한의 복수극을 마음 졸이며 지켜보게 되는 정도다. 특히 본거지로 삼은 중국 선양 시퀀스는 임팩트가 굉장하다. 엘레베이터 액션부터 옥상 액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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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양조위, 이 섹시한 로맨틱 빌런!!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9. 1. 15:53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한 마디로 딱, 마블스럽다. 거대 자본으로 추구하는 화려한 스케일, 적당한 유머, 그보다 더 적당한 주제의식 같은 것들. 마블 최초의 동양인 히어로가 주인공이지만 '블랙팬서'의 그것과는 다르다. 이를테면 동양의 신비가 존귀하게 담기진 않는다. 딱 서양인의 시각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왜곡되고 전도된 관점이 곳곳에 묻어난다. 이를 재밌게 보면 유쾌하고 마블 유니버스에서 용 타고 싸우는 동양미 넘치는 액션도 신기하다. 한편으론 '불편러' 동양인들이 볼 땐 거슬리겠다 싶다. 마블 시리즈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일반 관객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토리지만, 간혹가다 마블 세계관에서만 알 수 있는 유머와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수세기 동안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온 텐 링즈의 전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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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신', 나오라는 귀신은 안 나오고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8. 25. 14:22
'귀신이 안 나오는데 무서운 영화'라고 해서, 그리고 장르를 '공포'로 분류했다고 해서 흔한 공포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영화 '귀신'은 대놓고 공표한다. 귀신 안 나온다고, 그런데도 무섭단다. 일단 그런 솔직함이 좋은 영화다. 초자연 미스터리 현상을 취재하는 방송국 제작진, 그 프로그램에서 섭외한 미스터리 체험단과 귀신 쫓는 무당으로 시작되는 영화 속 인물들은 귀신이 자주 출몰한다는 강원도 어느 폐교회로 향하고, 그곳에 이들을 비롯해 점차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사연을 갖고 모여들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실제로 영화의 주제의식은 대놓고 솔직하다. 인간이 귀신보다 무섭다는 거다. 이같은 주제의식이나 메시지는 허무할 정도로 뻔하고 대중적이다. 오죽하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일자리 잘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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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내세운 황정민 '인질' 극, 혼란스럽다 [짤막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8. 18. 15:28
대한민국 톱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 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영화 '인질'. 상황 설정은 파격적이고 리얼하며 신선하다. 그런데 막상 전개가 시작되면 리얼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영화적 픽션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리얼리티를 내세우려면, 모든 것이 리얼했어야 했다. 납치 과정의 개연성이야 전개를 위해 엉성한 빈틈은 그렇다쳐도, '진짜' 배우 황정민을 설정해놓고 정작 납치범 설정은 너무 극적이고 과장됐다. '인질' 속 납치범들은 비현실성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영화적 캐릭터다. 물론 세상에 기함할만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진짜' 황정민 납치극이란 설정에 리얼리즘을 추구할 목적이라면, 적당한 수위가 좋았다. 서슴지 않고 살육을 즐기는 미치광이 광기 캐릭터들을 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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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울리고 다 해먹는 영화 '싱크홀' [스포일러 리뷰]영화 간단 리뷰 2021. 8. 12. 14:59
여름 텐트폴 무비로 제격인 영화 '싱크홀'. 웃기고 울리고 다한다. '싱크홀'은 빌라 한 채가 통째로 지하 500m 싱크홀에 빨려 들어가는 재난을 그린 영화다. 재난 영화라고 하지만 억지 감정 고조 신 없이 유쾌하고 발랄한 톤 앤 매너를 유지한다. 11년 만에 드디어 서울 입성,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이사 첫날부터 장대비가 쏟아지며 찝찝한 기분을 알리지만, 도리어 이사날 비가 오면 잘 사는 거라는 이웃 주민의 반가운 인사 덕담을 들으며 설렘에 잔뜩 들떠있다. 물론 주차를 거지같이 해대고 연락도 안 되는 통에 이삿짐 차량이 한참이나 딜레이 되게 한 괴짜 이웃 만수(차승원)가 상당히 거슬리긴 해도, 마냥 기쁘기만 하다. 아내와 아들과 근사한 곳에서 외식도 하고, 새 집에 걸어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