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가스라이팅하는 비정상적 엄마, 미스터리 호러 '리유니언'

'리유니언'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딸과 그녀를 기다린 수상한 엄마, 그들 사이에 봉인된 기억이 해제되며 시작되는 악몽을 그린 미스터리 호러 영화다. '자유의 몸부림'으로 제7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작품상을 수상한 천재 감독 제이크 마하피의 신작이다. 

 

자식을 가스라이팅하는 비정상적인 엄마를 가진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얻은 감독은 나아가 가족의 유전, 과거, 트라우마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까지 연구하며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감독은 "많은 사람이 장애가 있는 가족을 경험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기억과 시간, 심지어 유전학이 어떻게 관여될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노력했다"며 "'리유니언'은 현재에서 받는 영향과 압박, 새로운 시선을 기초로 과거의 사건을 능동적으로 기억해내려는 기억의 재창조에 관한 작품이다. 자의식이 커질수록 스스로 발전된 관점과 마주하게 된 엘리는 끝내 자신의 과거를 다른 방향으로 기억하고, 여전히 엘리를 어린애처럼 다루는 아이비와 충돌하며 파국으로 치닫는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가족을 바라보는 제이크 마하피 감독의 독특한 시선은 평단을 사로잡으며 "제이크 마하피는 효과적인 공포 영화를 위해 항상 유령과 복면 살인마가 필요한 것은 아님을 증명했다."(Love Horror), "아리 에스터의 '유전', 제니퍼 켄트의 '바바둑', 나탈리 에리카 제임스의 '유물의 저주'와 어우러진다."(CYNAPSE) 등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두 축을 담당한 엄마 아이비 역의 줄리아 오몬드와 딸 엘리 역의 엠마 드레이퍼는 과거의 사건으로 관계가 어긋난 모녀의 살얼음 같은 재회를 완벽하게 연기하며 "숨 막히는 두 배우의 연기, 그들 간의 긴장감을 끊으려면 전기톱이 필요하다."(Daily Dead), "무섭고 불안한 모녀의 유대"(Mark Reviews Movies), "어머니와 딸의 재회는 점점 더 긴장되고 공포로 가득 찬다."(ORCA SOUND)와 같은 극찬을 받았다. 

딸을 아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억압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두려워하며 벗어나려는 딸의 팽팽한 대립은 보는 이의 심장을 조인다. 또한 엘리에게만 나타나는 죽은 자매 카라의 환영은 모녀가 묻어둔 무서운 과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상상 초월의 충격적 결말로 이끈다. 세계적인 명배우 줄리아 오몬드가 회유와 강압을 오가는 이중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리유니언'을 통해 장편 데뷔식을 치른 엠마 드레이퍼는 자신의 캐릭터와 같이 실제 임신한 상태로 출연해 남다른 몰입과 열정을 보여줬다.

특히 영화 속에서 모녀의 집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집안을 휘감은 넝쿨무늬 벽지와 스테인드글라스, 기이한 소품까지 어우러져 아름다운 공포를 선사한다.    

가스라이팅하는 엄마와 기억에 혼란을 겪는 딸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집에선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며 두려움을 자극한다. 영화와 순수 미술을 전공한 제이크 마하피 감독은 배경이 되는 모녀의 집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 뉴질랜드 전역을 뒤져 찾아낸 고풍스러운 저택에 복잡한 패턴의 벽지와 돋을새김 장식, 빛에 따라 변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더해 아름답지만, 어딘가 오싹한 공포의 공간을 완성했다. 두 배우 역시 "집 자체가 살아 숨 쉬는 느낌이다.",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소름이 끼쳤다. 온갖 소품들과 상자들이 이 가족의 역사를 느끼게 해줬다"고 밝혔다. 

특히 집안을 감싼 넝쿨무늬 녹색 벽지는 딸과 저택을 지배하는 아이비를 연상시키는데 감독은 "벽지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주인공이 헤매는 미로의 일부이다. 시각적인 면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폐소공포증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영화의 서늘하고 기묘한 분위기는 자연광을 덕분임을 밝혔는데 "이 영화는 캐릭터의 주체성이 중요한데 인공적인 요소가 줄어들수록 인물의 기묘한 주체성에 더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광을 사용해 촬영했다"며 숨은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심리 스릴러와 초자연적 공포, 모녀 간의 드라마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측 불가의 반전을 선사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호러 '리유니언'은 12월 2일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