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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지긋하고 때론 애틋한 엄마와 아들의 시네마 에세이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영화 잡담 소식 2021. 10. 12. 09:19728x90
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군말 없이 집으로 내려온 아들은 엄마가 들려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구슬픈 노래를 담담하게 듣는다. 엄마와 아들,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바람이 되어 안개를 걷어갈 수 있을까?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사는 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을 내밀하게 담은 영화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작가주의 예술영화의 등장을 알린 신예 신동민 감독의 남다른 데뷔작이다. 특히 실제 엄마와 아들이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만들어낸 특별한 가족 에세이라는 측면이 흥미로운 형식과 스토리텔링의 성취를 보여준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 동시에 가족에 대한 내밀한 고민과 성찰을 상투성을 거둔 시선과 절제된 감정으로 담아내며 보는 이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특히 혜정 역으로 출연한 김혜정 배우는 신동민 감독의 실제 어머니다. 이전에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마치 노련한 대배우를 보는 듯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연극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신예 신정웅의 신선한 캐스팅은 영화를 보는 묘미다.
이같은 캐스팅은 "다큐와 극영화 사이를 넘나드는 이유는 캐스팅에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이 영화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캐스팅이다. '하이퍼 리얼리티' 또는 다큐멘터리적 요소 또한 여기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문석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김혜정은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기에 긴장했지만 우연히 길거리에서 할아버지들이 촬영 중인 자신에게 편하게 말을 거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이 사람들도 편하게 하는데 내가 왜 벌벌 떨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사이의 오묘한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적 체험을 완성한 연기가 탄생했다.
또한 영화는 포토 프레임을 연상케 하는 4대3 화면비와 고정된 촬영으로 마치 사진첩을 보는 듯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한다. 특히 4대3 화면비는 대상과 상황에 보다 몰입하게 만들어 아들과 엄마의 지긋하고도 애틋한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에게 보내는 가장 애틋한 헌사로서 4대3 화면비는 탁월한 선택인 듯하다. 10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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