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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메이커' 정치 영화가 이렇게 섹시할 줄이야! [짤막 리뷰]
    영화 간단 리뷰 2022. 1. 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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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선거 영화가 이렇게 섹시할 일인가. 변성현 감독은 '킹메이커'를 통해, 여느 누아르 못지않게 감각적이고 우아하며 스타일리쉬한 정치판의 세계를 보여준다.

    정치 선거 드라마라 해서 복잡하거나 고루하지도 않다. 시대적 배경이나 한국 정치사의 흐름 등에 겁먹을 필요 없이 딱 두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때 그의 선거전략가였던 베일에 싸인 엄창록을 모티브로 한 두 남자, 김운범과 서창대다.

    영화는 치열한 선거판보다 그 이면을 집중한다. 대의와 명분에 대한 고찰이다. 대의와 명분은 주로 같이 쓰이지만, 분명 다르다. 김운범은 인간적, 정치적 신념이 뚜렷하며 정의로운 대의명분을 가진 이다. 반면 서창대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는 유형의 자다. 쉽게 풀이해 서창대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온갖 불법적이고 비겁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 김운범은 왜 이겨야 하는지가 중요한 자다. '킹메이커'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이에 대한 '딜레마'다.

    '킹메이커'는 정치 드라마를 내세우고, 실존하는 한국 정치사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훑어내지만, 진짜 묘미는 이 '딜레마'로 갈등하고 충돌하는 두 남자의 관계에 있다.

    두 사람이 꿈꾸는 이상향은 같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순수한 열망이다. 하지만 김운범은 정직함과 정의로 맞서려 하고, 번번이 낙선하며 열세에 몰린다. 서창대는 그런 김운범이 안타깝다. 힘을 가지려면, 그리고 맞서 싸우려면, 저들이 하는 것마냥 더 악하고 강해질 필요가 있다. 때론 자신이 그림자 속에 숨어 있어야 할지라도 김운범을 위해, 그가 꿈꾸는 대의명분을 위해 스스로 더 악랄하고 야비한 수도 감당하는 서창대다. 때론 서운함도 느끼고 감춰둔 욕망도 들끓지만, 그저 환하게 빛나는 빛을 보며 안도하고 더 짙은 그림자가 되어가는 그 모습이 애석하기도 하다.

    같은 꿈을 향해 가는 두 사람의 여정은 때론 뭉클하고 훈훈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안타깝고 애틋하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두 사람의 만남과 갈등, 결별과 재회의 서사는 여느 멜로물 못지 않게 애가 타는 듯 깊고 절실하다. 누구의 방식이 옳은지는 여전한 의문이다. 가치관의 차이다. 그렇기에 영화 초반부터 다소 생뚱맞게 던지는 '닭장 도둑'에 대한 질문을 후반부 거둬들이는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 김운범이 풀이한 해결 방안을 듣고 미소 짓는 서창대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관객에게도 아마 그럴듯하다.

    영화의 압권은 역시 김운범, 서창대의 극렬하고도 애틋한 대비지만 그 외에도 볼거리가 참 많다. 1960년대의 풍경과 건물, 옷 차림, 소품 등의 디테일도 볼만하고 다채로운 배우 라인업도 반갑다. 군부독재의 공포도, 시대의 비극도, 긴박한 선거판도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서창대를 마냥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엄창록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바가 없는 인물이다. 그야말로 그림자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들리는 썰에 의하면, 그가 바로 지금의 지역감정을 조장한 이라는 이야기다. 영화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한국 정치사의 끔찍한 폐해인 지역감정과 각종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는 서창대의 모습까지도 가감 없이 담아낸다. "정의는 승자의 편"이란 끔찍한 말에 담긴 공포도 여실히 느끼게 한다. 가뜩이나 대선을 앞둔 관객들에게, 진정한 가치관과 대의명분을 어떻게 삼을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시의적절한 개봉 시기도 의미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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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고 멋들어진 '킹메이커', 정치 영화의 미학 [리뷰] | 무비포레스트

    우아하고 멋들어진 '킹메이커', 정치 영화의 미학 [리뷰]

    www.movieforest.co.kr

    킹메이커 별점 ★★★★

    +
    설경구는 유독 변성현 감독 작품에서 무언가 내재된 섹시함이 강하게 드러나는데, 정치인 캐릭터임에도 몹시 섹시하다. ㅋㅋㅋㅋ
    신민당 사람들도 실존 인물 연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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