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특송' 박소담 미쳤고, 송새벽 찢었다 [짤막 리뷰]
    영화 간단 리뷰 2022. 1. 12. 13:51
    728x90

    그동안 한국 여성 원톱 액션 영화는 종종 있었지만 성공적인 평가를 들었던 작품이라면 고작 김옥빈의 '악녀'나 김다미의 '마녀' 정도겠다. 그만큼 여성 원톱 액션을 다루는 시선은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 이렇게 만족스러운 여성 원톱 액션 영화는 오랜만이다. 박소담 주연의 영화 '특송'이다. 

    돈만 되면 다 배달 가능한 불법 특송 업체에서 주로 도피하는 사람들을 빼돌리는 일을 맡아온 특송 전문 드라이버 장은하. 앳된 얼굴, 화려한 탈색머리, 빼곡한 손 타투 등. 겉보기엔 날라리 20대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의뢰인들은 그의 외양만 보고 여자라는 편견까지 더해 무시하기 일쑤인데 웬걸, '언니'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운전 실력이 미쳤다. 무슨 놀이기구 탄 것 마냥 미친 듯이 현란하고 화려한 운전 테크닉을 발휘해 뒷좌석은 '오바이트' 쏟기 직전인데 정작 본인은 시크하고 흔들림 없이 '아아'를 마시고 있다. 

    영화 첫인상부터 박소담은 강렬하다. 이처럼 프로페셔널한 성질을 부여하니 단숨에 시선을 압도하는 까닭이다. 

    '특송'은 이런 은하가 예기치 못하게 배송 사고를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여느때처럼 약속 장소에서 의뢰인과 동승자 1명을 기다리던 은하는 문을 열어 달라 외치는 꼬마 아이 서원(정현준)을 만나게 된다. 아이는 의뢰인의 동승자였고, 의뢰인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 위험을 직감하고 떠나려 하지만 결국 아이를 차에 태우고,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버린다. 두 사람을 뒤쫓는 존재는 이제껏 본 적 없는 형태의 악인이다. 경찰이면서 깡패 조직을 운영하는 경필(송새벽)이다. 

    '특송'의 카체이싱 액션이 특별한 점은 '충돌'과 '질주'가 아닌, '도주'에 초점을 둔 것이다. 그렇기에 마냥 내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숨고 피하는 등의 완급 조절을 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게다가 필사적으로 달아날 수밖에 없는 은하와 서원의 모습은 더욱 긴박하고 절실함을 전한다. 또한 한국식 지형과 조형을 적극 활용한 점도 이색적이다. 기존 카체이싱 영화들이 할리웃 액션을 표방했다면 '특송'은 그야말로 지극히 한국적이다. 한국의 익숙한 골목, 주차장 등을 배경 삼아 심지어 심각한 국산 고물차까지 활용하는 '익숙함'이 오히려 신선하고 재밌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은하가 전문 액션가가 아님을 인지하고 드러내는 설정이다. 은하는 운전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앞서 '악녀'나 '마녀'가 그랬듯 전문적인 킬러도 아니고 괴력을 지닌 초자연 존재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여성이다. 고스란히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정신을 잃기도 한다.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지켜야 할 존재가 있기에 절절한 사투를 벌인다. 이 핸디캡을 고스란히 안고 오롯이 뛰어난 운전 실력과, 그만큼 영리한 판단력으로 날쌘 몸을 움직여 펼치는 액션은 그렇기에 더욱 현실적인 쾌감을 부른다. 

    특히 클라이맥스 폐차장 액션은 이토록 감각적일 수가 없다. 수위는 굉장하나, 액션신 전체에 BGM을 전면에 내세우고 암전이 반복되는 연출은 폭력에 대한 거북스러움을 상쇄하는 것은 물론 은하의 핸디캡을 영리하게 극복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진짜 잘 빠진 뮤직비디오 보는 기분이기도 하다. 이때 흐르는 음악은 블랙 개츠비(Black Gatsby)의 '메이크 유어 머니, 셰이크 잇'(Make Your Money, Shake It)이다. 

    박소담은 이토록 매력적인 첫 액션 연기로 다시금 능력을 입증해낸다. 게다가 '기생충' 아역 정현준과 다시 만나 색다른 '케미'를 완성한 지점도 국내는 물론 해외 영화 팬들에게 재밌는 지점일테다. 두 사람의 '케미'는 때론 애틋하고 안쓰럽고, 때론 귀엽고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좋은 의미로 할 말 많은 캐릭터는 경필 역인데, 그야말로 본 적 없는데다 종잡을 수 없는 빌런이다. 인간의 잔혹한 이중성을 담아낸 캐릭터인데, 겉보기엔 그 분노나 욕망이 표출되지 않는다. 능청스럽다고 표현해야 할지, 어딘가 헐렁하고 사람 좋은 듯한데 하는 짓은 죄의식이나 자비가 없어 더 소름 끼치는 인물이다. 특히 송새벽 특유의 연기 스타일과 어우러져 정말 본 적 없는 독특하고 괴상한 감상을 준다. 진짜 손에 꼽을 만큼 매력적인 악인을 완성했다. 

    더 자세한 영화 '특송' 리뷰는 무비포레스트 웹진에서 ↓↓↓↓↓

    http://www.movieforest.co.kr/bbs/board.php?bo_table=sub0201&wr_id=50

     

    '특송' 이토록 잘빠진 여성 카체이싱 액션물의 탄생 [리뷰] | 무비포레스트

    '특송' 이토록 잘빠진 여성 카체이싱 액션물의 탄생 [리뷰]

    www.movieforest.co.kr

     

    별점 ★★★★

     

     

     

     

     

    728x90
    반응형

    댓글

무비포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