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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희 순정' 위태로운 당신에게 권하는 삶의 지침서 [짤막 리뷰]영화 잡담 소식 2021. 11. 25. 15:44728x90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쳤다면, 혹은 좋은 배우들과 잔잔한 이야기와 소소한 웃음에 더욱 끌리는 이들이라면 완전한 취향저격 영화다.
영화 '싸나희 순정'은 류근 시인이 페이스북으로 연재한 '주인집 아저씨'를 원작으로 한다. 지칠 대로 지치고, 술에 절을 대로 절은 시인 유 씨가 문득 '현생 탈출'을 위해 불시착(?)한 시골 마가리에서 뽕밭 주인 농부 원보의 집에 머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배우진이 좋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냥 무조건 믿고 보는 라인업이다. 유씨 역의 전석호, 원보 역의 박명훈을 비롯해 크고 작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약하던 반가운 배우들이 마가리 주민들로 등장한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더하다.
유씨는 그야말로 '쩔은' 도시인의 표상이다.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이유모를 불안, 무력, 탈력감을 느끼며 탈출구를 찾고 싶지만 보이지 않는. 유 씨는 홀린 듯 도라지 꽃밭에 이끌려 마가리에 불시착했지만, 그곳의 정겹고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계산 없이 베푸는 친절과 오지랖이 아직은 거북하기만 하다. 특히 엉뚱한 소리를 해대며 친한 척 친근히 저를 대하는 원보는 더욱 불편하다.
곁을 내주지 않는 유씨와, 그런 그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원보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괜히 정겹다. 그래서 차츰 유 씨가 그들에게 동화되는 모습이 그렇게 따뜻하고 소중할 수가 없다.
자극적인 이야기나 전개는 전혀 없다. 그냥 농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재밌다. 소소하게 웃긴 포인트들을 튀지 않게 극에 녹여내며 잘 뽑아낸 것도 있다. 특히 전석호의 옻닭 열연이 압권이다.
무엇보다 시인 유씨와 동화작가를 꿈꾸는 원보의 특성을 살려 종종 등장하는 시 구절과, 별 것 아닌 듯 꽂히는 대사들이 좋다. 낭만적인데 구수하다. 원보의 대사들은 곱씹을만한 명언들이 특히 많다. 마치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듯한 말들이다.
마가리 풍광이 소박한데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배우들은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각각이 사랑스럽다. 특히 동네 친구, 선후배들의 우정과 더불어 우주 슈퍼 주인(김재화)과 택시 기사(최대철)의 귀여운 로맨스도 풋풋하고 몽글하다.
정말 별거 없지만, 특별하고 소중한 취향저격 힐링 영화다. 위태로운 사람들에게 따스하고 정겨운 위안을 전해주는 삶의 지침서, 혹은 작은 휴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자세한 '싸나희 순정' 리뷰는 웹진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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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희 순정' 순정과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리뷰]
www.movieforest.co.kr
'싸나희 순정' 별점 ★★★★★
세상 만사 귀찮은 듯한 전석호의 피곤한 표정과 상반되는 상황 속 코믹함들이 재밌다.
'촌빨'날리는 패션마저도 사랑스러운 원보. 박명훈은 귀엽고 앙증맞은 역할을 잘도 소화해낸다.
배우 보는 재미가 정말 좋다. 지금도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마가리 사람들, 그 자체다.심은진은 아름답고 상냥하면서도 발랄한 카페 주인 역으로 매력을 뽐내는데,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 맞춰 추는 탱고가 특히 색다른 조화다.
따숩고 정겹다. 너무나 취저다. 최애 영화 BEST 10안에 들어갈 듯.728x90반응형'영화 잡담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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