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주근깨 공주' 속 호소다 마모루 전작들 셀프 오마주 찾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용과 주근깨 공주' 속에는 감독의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 워즈'(2009),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미래의 미라이'(2018) 등 호소다 마모루 유니버스의 요소요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는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노래할 수 없게 된 소녀 스즈가 50억 명이 모인 가상세계 U를 통해 화제의 가수 벨로 다시 태어나며 펼쳐지는 메타버스 힐링 판타지 애니. 

'용과 주근깨 공주'의 세계관은 인터넷 가상세계 Oz를 배경으로 한 '썸머 워즈', 더 거슬러올라가 감독이 도에이 애니메이션 재직 당시 연출한 극장판 '디지몬 어드벤처 : 우리들의 워 게임!'(2000)과 연결돼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시리즈 '디지몬 어드벤처'는 디지털 세계인 디지몬 월드에 들어가 배틀을 펼치는 아이들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작품. '용과 주근깨 공주' 속 가상세계 U와 개성 넘치는 아바타의 모습은 전작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3D 애니메이션 기술력을 입증한다. 

'썸머 워즈' Oz의 수호신과 같은 존재, '괴물의 아이'에 주요 모티프로 활용된 모비딕에 이어 등장한 고래 또한 남다른 비주얼로 가상세계 U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현실세계 속 스즈의 이야기에는 배경으로 강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또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비롯해 감독이 유독 많이 담아온 이미지다. 강은 생과 사의 양면성이 존재하기에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강을 하나의 모티프로 생각하고, 강이 아름다운 고치현을 현실세계의 모델로 선택했다는 후문. 메인 배경으로 사용한 강은 두 곳으로, 투명한 빛깔로 유명한 푸른 강 니요도가와와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 카가미가와다. 

'용과 주근깨 공주' 속에 숨은 호소다 마모루 유니버스는 마니아 관객들에게 셀프 오마주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